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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의 풍경

- 정영숙 ( 문화예술학 박사 ) - 

신승희 작가의 ‘제7의 풍경’이 서서히 열린다. 일곱 번째 개인전 이후 작가는 흐름에서 캡처한 현상들을 채집한 이미지의 본질과 섞는다. 

이번 작품의 ‘흐름’을 표현하는 조형 방식으로는 우선 10여 년 동안 거듭 연구하며 발전시켜온, 도판 위에 유약으로 그림을 그린 도자회화가 있다.

 

또 다른 방식은 순수회화이지만 캔버스에 도자 광물과 회화 재료를 섞어 밑작업을 시작해 ‘흐름의 파장’를 일으키는 실험적 회화다.

도자회화는 10년 넘게 다룬 재료로 작가가 의도하는 표현방식을 세밀하게 잡아낼 수 있는 노련함을 취했다.

 

반면 일반 캔버스에 아크릴로 그린 회화 또한 1만 시간의 법칙이 적용되었다.

작업에 임하는 작가의 행위는 그린다기보다 오히려 행위미술에 가깝다.

몸으로 체화한 정신과 경험이 층위를 분리하지 않고 작업에 스며들 듯, 한 호흡 한 호흡 얹히며 춤사위가 펼쳐진다.

발길은 저절로 따라간다.

유영하듯 이리저리, 저기 여기, 천천히 빠르게 몸이 가는 방향으로 질료들이 흐르고 겹치고 흐르고 스며든다.

도자회화는 작가의 조형세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요소다.

도자기의 특수한 재료와 메커니즘을 모르고는 표현하기 어려운 테크닉을 지녔기 때문이다.

작가의 주조색은 블루다.

이브 클라인이 IBK를 만들어내듯 작가는 세상의 기본색, 우주와 인간 본질의 색, 블루만 사용한다.

유영하는 블루의 덩어리는 시간과 시간의 결이 촘촘하게 엮인, 지금은 바다가 된 땅이었다.

작가의 행위는 경험이 녹여낸 삶의 언어다.

 작가는 여분의 힘을 모두 뺀 자유로운 예술가의 모습으로 우리 곁으로 올 것이다.

-  전시평론  중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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