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Ohne Titel1.jpg

플로우캐칭
- Flowcatching -

김 연 혜 (갤러리세인 수석큐레이터)

신승희 작가는 자연의 순수한 에너지를 담기 위해 ‘오랫동안 바라보기, 사색하기’를 실천한다.

작가가 자연을 바라보는 태도를 우리는 작품을 통해 취하게 된다.

 

 작가의 작품에는 깊고 고요한 호흡, 의도적이지 않은 여유로움, 과장되지 않고 청아한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작가의 회화는 오랫동안 머무르게 하는 힘이 있다.

작가의 캔버스는 특별하다. 백자 흙을 묽게 만들고 전주 한지 닥죽과 고루 섞어 한달 간 숙성한다.

그 후 석고판 위에 여러 번 겹쳐 발라 고온에 구워 만든 캔버스이다.

흙의 미세한 굴곡과 한지의 질감이 일반 캔버스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도자 캔버스와 위에 얹어지는 푸른 색채가 만나 자연스러움을 극대화한다.

작가의 작품에는 자연 풍경이 주요 소재가 된다.

작가는 가장 본질적인 것을 표현하기 위해 자연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진실함에 정의를 표할 뿐 자극적인 요소는 첨가하지 않는다.

침묵으로 발산하고 있다.

자연스레 명상적이고 현재 이면의 삶을 응시하게끔 만든다.

작품은 관람자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고요하고 근원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블루- ‘본질에 다가가는 색’

도자용 코발트 안료가 흘러내리는 기법을 수 없이 반복하는 작업은 깊은 내면으로부터 솟아나는 작가의 본질이자 세상의 이치,

그리고 자연의 에너지를 표현해내고자 하는 것이다.

자연이 뿜어내는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해 작가는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모든 불필요한 색을 제거하고 청색만 남겼다. 

따라서 작가의 작품 속 코발트 블루의 흐름에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 속 정화와 평화로움을 얻을 수 있다.

작가는 자연 속에서 평온과 휴식을 취하고 충분한 에너지를 얻는 경험을 하였다.

“자연의 에너지가 우리 인간에게 주는 변화와

그러한 에너지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사유”하면서

작품에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고심하였다.

자연의 에너지, 중력(Gravity)을 고찰하는 것부터 시작하였다.

작가는 이 힘이 가장 편안하면서도 영향을 많이 미치는 자연의 힘이라 생각하여,

 

따라서 주요기법인 ‘플로우(흐름, flow)’가 비롯되었다.

드림캐쳐(dreamcatcher)는 악몽을 잡아주어 좋은 꿈을 전해준다는 주술적인 의미가 있다.

작가는 작품에서 자연적인 흐름의 유연함과 조화로움의 에너지를 통해 일상의 복잡함을 떨쳐 내기를 바란다.

이 의미로 이번 전시의 주제를 ‘플로우캐칭(flowcatching)’이라 명명하였다.

작가는 자연으로부터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었고 이를 예술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다.

​작품 앞에 마주하게 되는 동안은 작가가 감각한 자연의 평화로움과 순수한 에너지를 느끼며

잠시나마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화를 찾는 사색의 시간으로 이끈다.​

- 전시서문 중 발췌 -

                                                             

 백색미감에 담긴 實存_靑山에 살어리랏다.

안현정(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청색 자연의 미감을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 속에서 되살리는

신승희 작가는 전통공예와 현대미술의 융합을 적절히 살려내면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만드는 여정 중이다.

그의 작업에서 발견되는 플로우(Flow) 기법은 코발트와 물이 자연스럽게 섞여 보는 이들에게 명상과 치유를 선사한다.

 

흙 위에 내려앉은 자연스러운 청색은 산의 숨결을 축소한 듯한 느낌을 자아내는데,

작가는 이 안에 농담만 결정할 뿐 형식에 대한 의도는 최대한 배제한다.

명상과 만나면서 깨달은 평화로운 작업들은 고요와 내면의 조화 속에서 보는 이들을 실제 청산의 어느 지점으로 옮겨다 놓는다.

숲이나 자연에 놓여 있을 때 이로운 기운을 받듯이 자연 속에서 긍정하는 작가의 이야기는

물이 차면 넘치고 그릇이 비어 있으면 채워진다는 자연스러운 ‘허실상생虛實相生)’의 미학과 닿아 있다.

흘러내리는 작업들 속에서 깨닫는 자유,

 

이것이 바로 작품과 일치되는 물아(物我)의 과정인 것이다.

흐름의 변주를 추구하는 작가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삶의 변곡점을 작품 위에 되새긴다.

 

작가에게 변주란 발견된 자신을 향한 끊임없는 확장과 도전의 과정인 셈이다.

- 평론 중 발췌 -

bottom of page